박철효 : 부천시청 행사기획전문관
- gscmalumni
- 2022년 1월 1일
- 6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1월 15일
2021.11.18. 인터뷰 실시
성균관대학교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동문회 인터뷰
<그들이 알고 싶다> 부천시청 행사기획전문관 박철효

▲ 부천시청 행사기획전문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철효 동문. 2019 새로운 경기 정책공모 본선 현장에서 부천 시민들과 함께
Q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화융합대학원 2기 문화예술경영 전공으로 졸업한 박철효입니다. 현재 부천시청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과 「행사 기획 전문관」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 나급 직위로 2016년부터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행사 및 문화기획사에 근무하였습니다.

▲ 2021 부천시 복지정책 랜선토크 행사 연출
Q2)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행사 기획 분야로 대표 국제축제, 광역동 축제, 정책 행사까지 부천시를 대표하는 다양한 행사에 관한 기획 및 프로그램 개발 자문과 또 다른 하나는 정책개발 지원 분야로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 문화 정책개발 지원 및 전문가 연계, 협력‧산하기관과의 매개자 역할 등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축제의 풀뿌리 역할을 하는 마을 축제(동 축제)의 개선 요청이 있을 경우 사전 컨설팅을 진행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매칭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하는 일, 도시의 대표 국제 축제의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위한 사무국과의 기획 관련 협업 진행, 문화 관련 정책 중 새롭게 도전할 만한 사업을 제안하고 분야 별 전문가와 연계하는 일, 문화재단과 같은 협력기관과 부서 행정조직 간의 유연성을 이끌기 위한 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단순히 기획 및 개발 영역에만 있지 않고 필요시에는 현장 연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Q3)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현재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이전 약 15년 동안 문화기획자 활동 및 대행사 근무를 통해 문화 사업의 공공성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제가 수행했던 문화 사업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니 상업적인 수익보다 사업을 통한 대중의 수혜와 그에 따른 사업 만족도를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딜레마가 있었습니다. 기관과 단체들이 추진하는 문화 사업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 것이죠.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항상 ‘수행자’의 위치에서 ‘대행’을 하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이 사업이 정말 수요자에 맞는 가치 있는 일인가?”라는 의문점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문화기획자의 입장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기획을 제안하더라도 대중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그런 원론적인 현실성에 대한 고민이 드는 것이죠. 특히 사업을‘문화’의 가치 판단이 아닌 행정조직의 판단에 의해 방향성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를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공문화 사업의 가치를 처음부터 쌓을 수 있는 단계에서 일을 시작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풀뿌리 문화정책의 현장에서 다시 시작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2016년 70명의 심사원 앞에서 PT 오디션을 통해 경기도 부천시의 ‘행사기획’분야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되었습니다.
Q4)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혹시 이 일을 하신다면 먼저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이 일방적인 전문성 보다 현실성 있는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은 문화예술분야에서 임기제 공무원에 채용되신 분들의 실패 사례가 공공연히 관가에서 회자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용자가 자신의 전문성과 경력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바람에 현장에서는 실행 능력이 필요한데 말만 잘하는 교수님을 모신 것 같다는 비판이나 시정철학을 이해 못 해 정책 현장을 모르는 눈치 없는 제안을 한다는 등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에 대한 자기 철학이 확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역 관련 문화정책을 추진에 있어 현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자기 철학이 빈약하다면 분명히 실패하거나 방향성을 잃을 수 있어서입니다. 아집과 고집은 경계해야지만 임용하는 시점부터 퇴임할 때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 철학, 정책 철학 등 소신은 지켜야 합니다.
위와 관련해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대학원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공부하신 원우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이신지라 교류를 통해 많은 지혜의 도움을 얻었고, 당시 민지은 교수님의 ‘문화매개론’강의가 저에게 중요한 담론이 되어 현장에서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학원에 입학해 좋은 분들을 만나고 호기심 있게 공부했다는 것이군요.
Q5) 이 일을 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문화기획자가 공직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이라고 설명드리면 될까요? 제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감과 소통 능력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임용 초기에는 유기체처럼 변신하는 문화 현장에서 일을 하던 말랑말랑한(?) 사람이 수직구조의 견고한 조직체제에서 일을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공직 사회는 열린 구조가 아니기에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공유해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흔히 우리 사회에서 강조하는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은 상당히 먼 얘기 같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을 바꿔보니 일은 쉽게 풀렸습니다. 저의 직위에 있어 전문성을 강요하기보다는 2,600여 공직자들이 전부 저의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해 봤습니다. 그분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기보다는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일을 전개했습니다. 실은 ‘너는 지금까지 이걸 몰랐으니 늦었고 어렵다는 지적보다 지금이라도 이걸 알았으니 다행이다. 저와 함께하면 해결 가능하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분들에게 성공의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실은 이게 놀라운 효과를 발휘합니다. 실패에 대한 불안감으로 방어적이었던 분들의 태도가 변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추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행정직 공무원들은 흔히 ‘얕고 넓게 아는 사람’이고 전문직 공무원들은 ‘좁고 깊게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따라서 서로의 간극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둘이 만나 사업을 추진하려면 상호 존중이라는 성공 공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매개자의 역할로 존중을 이끌어 내는 것이 공감과 소통 능력이랍니다. 아, 물론 전문성을 받쳐줄 지식과 경험의 공력은 필수라고 봅니다.
또한 저의 경우를 비추어 볼 때 기초지역 자치단체가 근무지이기에 해당되는 지역의 현실과 특성에 대한 이해력 역시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실은 현장의 공무원들과 상담하면 지역의 현실을 이해 못 하는 전문가들의 비현실적인 컨설팅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적어도 지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근무에 임할 공직자라면 빠른 시간 내에 그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와 현황을 점검하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Q6) 일을 하며 힘든 점과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힘든 점은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 기간 한정이라는 임기제라는 것과 조직에서는 항상 정원 외로 분류되는 직제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정상적인 공무원 조직 내에서 보직 변화, 순환근무, 승진 등이 없는 어쩌면 외로울 수도 있는 자리입니다. 조직의 사람이지만 알고 보면 조직 내에 있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아마도 저와 같은 많은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들은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보람이라고 한다면 우리 시 문화의 도약과 성장 과정에서 일부분 기여했다는 점이라고 할까요. 문화도시 부천에서 일하면서 원래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한 고민과 답을 현재도 잘 풀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잘했던 일에 대한 예를 들어보라고 하셨는데 몇 가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정책 관련해서 부천시 민선 7기 주요 목표 중 하나였던 「문화의 산업화」를 위한 방향성 설계, 추진 전략 및 조직 구성안을 마련했다는 것이 있고, 행사 관련해서는 제6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성공적인 개최, 5년 계획인 부천 3대 꽃 축제 리모델링, 부천시 3대 국제축제 평가 모델 설계 및 축제지원센터 제안 등을 들 수 있겠네요. 특히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는 것은 협력기관과 행정조직 간 관점의 차이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도록 매개자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Q7) 이 직업(업계)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현재 제가 담당하고 있는 직제가 흔하지도 않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없는 경우가 많아 대신 시간선택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전망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의미 그대로 임기제이기에 최대 10년까지 임기가 보장되는 공무원입니다.(일반 임기제는 예외) 상대적으로 일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직업 안정성에 대해 불안해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일부 동의하고 또한 일부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급여만을 보고 선택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으로 보기에는 부담스럽지만 특정한 목표 성취를 위해 이를 과정의 단계로 인식하신다면 가장 좋은 선택지라고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임기제 공무원을 선발하는 이유는 행정직에서 부족한 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부천시와 같이 문화를 강조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예술분야 많은 부문에서 채용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부천시만 하더라도 공연기획자, 무대감독, 관광 전문가, 홍보 전문가, 문화콘텐츠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발하였습니다. 문화예술에 특화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와 같은 전문가가 꾸준히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역과 연계한 공공부문 사업을 많이 하신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시라고 권하겠습니다.

▲ 부천시장과 함께 하는 소통행사 연출
Q8) 문화융합대학원 생활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대학원 입학할 무렵 공직 생활과 학업이 병행되는 상황이었는데 함께하신 원우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와 기획자들이신지라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소중한 이야기들이 많았다는 점과 당시 대학원에 이슈가 생겨 혼란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흐트러지지 않고 단합된 모습으로 재학생들이 극복했다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Q9)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일단 무사히 임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으로는 어느 곳이 되던 지역 문화기관에서 문화와 정책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10) 이 직업을 도전하려는 동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제가 조언을 할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문화 분야의 임기제 공무원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공직사회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신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임기제 공무원도 엄연히 공무원 연금을 납부하는 공무원이며 가~마 급에 따라 일반 5~9급에 해당되는 직급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닙니다. 이를 강조하는 것은 실은 실제 채용 심사에 있어 무성의하게 노쇼를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공직 관련해서 노쇼는 큰 실례입니다.
Q11)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실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원우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나 현재 배우자가 투병 중이라 상황이 그리 여유롭지 못함을 원우들께서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올해도 힘든 한 해가 되겠지만 검은 호랑이의 거센 기운으로 다들 위기는 극복하고 성공을 쟁취하는 임인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 에필로그 ]
Q12) 우리 동문회에서는 인터뷰 감사 선물을 드리고 있는데 선물 대신에 어린이재단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하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한 아이의 아빠가 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따뜻한 부모님의 품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야 할 우리 아이들이 어디선가 소외되고 힘들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한 것이 원고료나 심사, 강의 등 수입이 생기면 아이들을 위한 기부로 돌리자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동문회 이름으로 기부되길 원했는데 제 이름으로 해 주셔서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살짝 경영 마인드로 하나 말씀드리자면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양질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조그만 투자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행복한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된다면 행복하게 문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 박철효 동문과 동문회 임원들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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